이 글을 읽고 나면 세 가지가 정리돼요.
- ✅ 내레이션의 뜻과 올바른 표기를 사전 근거와 함께 설명할 수 있어요
- ✅ 대사, 독백, 보이스오버와 내레이션을 대본에서 구분해 적을 수 있어요
- ✅ 30초 영상의 내레이션 대본을 예시를 따라 직접 고쳐 쓸 수 있어요
제품 소개 영상을 기획하다 보면 설명을 자막으로만 넣을지, 목소리로 입힐지 정해야 하는 순간이 와요. 그런데 회의에서는 나레이션이라고 부르고 문서에는 내레이션이라고 적혀 있어서, 나레이션 뜻을 찾아보다가 어느 표기가 맞는지부터 헷갈리곤 합니다.
사전에 오른 표기는 내레이션이에요. 뜻을 짚은 뒤에는 가상의 텀블러 광고 30초 대본을 처음 쓴 것과 고쳐 쓴 것으로 나란히 놓고, 화면과 겹치지 않는 내레이션을 어떻게 쓰는지 보여 드려요.
#내레이션은 무슨 뜻인가요?
내레이션(narration)은 영화나 방송에서 화면에 나오지 않는 목소리가 장면의 내용이나 줄거리를 설명하는 일, 또는 그 설명을 뜻합니다.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도 장면에 나타나지 않으면서 장면의 진행에 따라 내용이나 줄거리를 장면 밖에서 해설하는 일로 풀이해요. 다큐멘터리의 해설, 예능 프로그램의 상황 설명, 광고 끝에 브랜드 이름을 읽어 주는 목소리가 모두 여기에 들어가요. 그 해설을 맡은 사람은 내레이터라고 부릅니다. 문학에서는 이야기를 전달하는 서술 전체를 내레이션이라고도 해요.
#나레이션과 내레이션 중 어느 표기가 맞나요?
사전에는 내레이션으로 올라 있어서 나레이션 뜻도 내레이션 항목을 찾아봐야 합니다. 표준국어대사전에서 나레이션을 찾으면 뜻풀이 없이 내레이션을 보라는 화살표만 나와요. 해설하는 사람을 가리키는 나레이터도 같은 방식으로 내레이터로 안내됩니다.

말로 할 때는 익숙한 쪽을 쓰더라도 제안서, 자막, 보도자료처럼 밖으로 나가는 문서에서는 내레이션과 내레이터로 통일하세요.
#내레이션은 대사, 독백과 무엇이 다른가요?
말하는 사람이 장면 안에 있는지와 그 말을 누가 듣는지로 구분합니다. 대사와 독백은 화면 속 인물이 그 자리에서 입을 열어 하는 말이고, 내레이션은 장면 바깥에서 시청자에게 건네는 말이에요.

| 구분 | 말하는 사람 | 듣는 사람 | 입이 화면에 보이나 |
|---|---|---|---|
| 대사 | 화면 속 인물 | 화면 속 다른 인물 | 보여요. |
| 독백 | 화면 속 인물 | 상대 없이 혼자 | 보여요. |
| 방백 | 무대 위 등장인물 | 관객만 | 보여요. |
| 내레이션 | 화면 밖 목소리 | 시청자 | 보이지 않아요. |

대사를 내레이션으로 옮기면 화법이 바뀌어요. 인물이 '얼음이 아직 있더라고요'라고 한 말을 해설자가 '그는 얼음이 아직 있다고 했습니다'처럼 간접 화법으로 전하면, 같은 사실도 제삼자가 들려주는 말이 돼요. 녹음할 때도 대사는 말투와 감정을 살려 연기하고, 내레이션은 감정을 덜어 낸 또렷한 발성으로 읽어요.
#보이스오버와 내레이션은 같은 말인가요?
겹치는 부분이 크지만 가리키는 범위가 다릅니다. 우리말샘은 보이스오버를 텔레비전이나 영화에서 화면에 모습을 보이지 않으면서 대사나 해설 따위의 목소리만 들리도록 하는 일로 풀이해요. 목소리를 화면 위에 덧입히는 기법 전체가 보이스오버이고, 그 가운데 해설을 맡은 목소리가 내레이션이라고 보면 돼요.
*단, 모든 보이스오버가 내레이션인 것은 아니에요. 화면에 잡히지 않은 인물의 대사를 목소리로만 들려주는 경우도 이 풀이에 들어가거든요. 작업 요청서에는 보이스오버라고만 쓰지 말고 해설인지 대사인지 함께 적어 주세요.
#영상에 내레이션을 넣을지 말지는 어떻게 판단하나요?
화면만으로 얼마나 전해지는지와 시청자가 소리를 켜고 보는지에 따라 달라져요. 두 가지를 차례로 따져 보면 내레이션, 자막, 대사 가운데 어느 쪽에 말을 맡길지 정할 수 있습니다.

| 상황 | 말을 맡길 곳 | 이유 |
|---|---|---|
| 수치, 사용 조건, 시간의 흐름처럼 화면에 찍히지 않는 정보가 있어요. | 내레이션 | 화면이 보여 주지 못하는 것을 목소리가 채워요. |
| 소리를 끄고 볼 가능성이 높은 지면에 올려요. | 자막을 먼저, 내레이션은 같은 문장으로 | 소리가 없어도 내용이 전해져야 해요. |
| 요리나 조립처럼 손과 눈이 바쁜 상황에서 틀어 두는 영상이에요. | 내레이션 | 화면을 못 봐도 귀로 따라올 수 있어요. |
| 인물 사이의 감정과 관계가 내용의 중심이에요. | 대사 | 설명으로 옮기면 인물의 표정과 말투가 사라져요. |
| 화면만 봐도 내용이 다 전해져요. | 넣지 않아요. | 보이는 것을 다시 읽으면 영상이 길게 느껴져요. |
#내레이션 대본은 어떻게 쓰나요?
화면을 먼저 정하고, 그 화면이 말하지 못하는 것만 문장으로 옮기는 순서로 씁니다. 컷 목록 없이 문장부터 쓰면 화면에 이미 보이는 내용을 목소리가 다시 읽게 돼요.

- 🗂️ 컷 목록을 먼저 적어요. 컷마다 화면에 무엇이 보이는지와 길이를 한 줄로 써요.
- 🧹 화면이 이미 말하는 내용은 지워요. 남은 정보를 내레이션이 맡아요.
- 🗣️ 귀로 듣는 문장으로 써요. 한 문장에 내용을 하나만 담고, 눈으로 읽어야 뜻이 잡히는 한자어는 풀어 써요.
- ⏱️ 소리 내어 읽으면서 초를 재요. 컷 길이를 넘는 문장은 줄이거나 컷을 늘려요.
#30초 제품 광고 내레이션 대본 예시
가상의 보냉 텀블러 '온결'을 소개하는 30초 광고를 여섯 컷으로 나누고, 처음 쓴 대본과 고쳐 쓴 대본을 나란히 놓았어요. 제품과 보냉 시간은 설명을 위해 지어낸 것입니다.
| 컷 | 길이 | 화면 | 처음 쓴 내레이션 | 고쳐 쓴 내레이션 |
|---|---|---|---|---|
| 1 | 0~4초 | 출근길 지하철에서 가방 속 텀블러를 꺼내는 손 | '바쁜 출근길 지하철에서 가방 속 온결 텀블러를 꺼냅니다.' | '아침에 담은 얼음,' |
| 2 | 4~9초 | 한 손으로 뚜껑을 여는 클로즈업 | '뚜껑은 한 손으로 간편하게 열 수 있습니다.' | 내레이션 없음. 뚜껑이 열리는 소리만 들려요. |
| 3 | 9~15초 | 책상 위 텀블러와 오전 9시에서 오후 3시로 넘어가는 시계 | '책상 위에 올려 두고 오전 9시부터 오후 3시까지 사용합니다.' | '회의가 두 번 끝난 오후에도 남아 있어요.' |
| 4 | 15~21초 | 얼음이 그대로 남은 컵 속 | '컵 안에는 얼음이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 '이중 진공 단열이라 여섯 시간이 지나도 차갑거든요.' |
| 5 | 21~26초 | 텀블러를 가방에 눕혀 넣는 장면 | '가방에 눕혀서 넣는 모습입니다.' | '뚜껑이 잠겨서 가방에 눕혀 넣어도 괜찮고요.' |
| 6 | 26~30초 | 제품 정면과 로고 | '온결 텀블러, 지금 만나 보세요.' | '하루를 버티는 한 잔, 온결 텀블러.' |
처음 쓴 대본은 여섯 문장이 모두 화면에 보이는 것을 다시 읽고 있어서, 소리를 끄고 봐도 잃는 정보가 없습니다. 고쳐 쓴 대본은 여섯 컷 가운데 다섯 컷에 문장을 얹고 2번 컷 하나를 비워서, 30초 가운데 25초 동안 목소리가 흐를 수 있어요. 바꾼 곳은 세 군데예요.
- ✂️ 화면과 겹치는 문장을 지웠어요. 2번 컷은 손동작만으로 뜻이 전해져서 내레이션을 비우고 뚜껑 소리를 살렸어요.
- ➕ 화면에 찍히지 않는 정보를 넣었어요. 이중 진공 단열과 잠기는 뚜껑은 화면만 봐서는 알 수 없는 이유예요.
- 🔗 문장을 컷에 걸쳐 이었어요. 1번 컷의 '아침에 담은 얼음,'이 3번 컷의 문장으로 이어지면서 사이에 낀 2번 컷이 쉬는 자리가 돼요.

#자주 묻는 질문
#내레이션과 내러티브는 무엇이 다른가요?
내러티브는 사건이 이어져 만들어지는 이야기 자체, 곧 서사를 가리키고 내레이션은 그 이야기를 목소리나 글로 전달하는 행위를 가리켜요. 브랜드 영상 기획서로 옮기면 내러티브는 무엇을 이야기할지에, 내레이션은 그것을 누구의 목소리로 들려줄지에 해당합니다.
#내레이션과 더빙은 같은 말인가요?
다릅니다. 표준국어대사전은 더빙의 첫째 뜻을 대사만 녹음된 테이프에 음악과 효과음을 더해 다시 녹음하는 일로 풀이해요. 외국 작품의 대사를 우리말로 바꿔 녹음하는 일을 가리킬 때도 쓰는 말인데, 어느 쪽이든 소리를 나중에 입히는 작업을 뜻해요. 내레이션은 그렇게 입히는 소리 가운데 해설을 맡은 목소리입니다.
#오늘 바로 해볼 것
- 만들려는 영상의 컷 목록을 적고, 컷마다 화면에 보이는 것과 길이를 한 줄씩 써요. 컷을 그림과 함께 정리하려면 스토리보드 예시와 작성 순서를 참고하세요.
- 화면을 가리고 들어도 남는 정보인지 따져서 내레이션에 맡길 문장만 남기고, 화면과 겹치는 문장은 지워요.
- 남은 문장을 소리 내어 읽으며 초를 재고, 컷 길이를 넘는 문장을 줄여요.
※ 이 글은 2026년 10월 12일 기준으로 작성했어요. 표기와 뜻풀이는 같은 날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과 우리말샘에서 확인했어요.








